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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크루즈에 올라야 할 이유

기항지 투어-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두 가지 방법

  • Editor. 김다미 기자
  • 입력 2022.10.0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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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크루즈 여행은 먼 미래의 여행이었다.
호호 할머니가 되면 가야지 했었던.
하지만 여행이 끝난 뒤 깨달았다.
우린 지금 당장, 배 위의 모든 걸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먹고, 보고, 즐기는 쉴 틈 없는 하루 

 

“그냥 땅 위에 서 있는 것 같아요!”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의 스펙트럼호(Spectrum Of The Seas)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흘러나온 말이었다. 크루즈와 유람선은 다르다는 걸 분명 알고 있었는데도 파도에 흔들리지 않는 크루즈가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번 여정에 동행한 다른 기자는 멀미약을 단단히 챙겨 왔는데 하나도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인피니티 풀 부럽지 않은 야외 수영장
인피니티 풀 부럽지 않은 야외 수영장

바다 위 고요하게 떠 있는 것만 해도 신기한데, 크루즈 내부는 작은 마을 같다. 규모부터 그렇다. 로얄캐리비안 선사의 스펙트럼호는 2019년도에 건조된 16만8,666톤의 대형선박이다. 총 객실 수만 2,137개로 무려 5,0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이 작은 마을은 하루하루가 축제다. 매일 밤 화려한 쇼가 펼쳐지는 대극장부터 식당, 카페, 바, 카지노,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과 액티비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러닝 트랙 양옆으로 놓여 있는 선베드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러닝 트랙 양옆으로 놓여 있는 선베드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크루즈에 탑승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크루즈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들을 내 일정에 추가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로얄캐리비안 공식 앱을 이용하면 된다. 앱에 기록된 나의 하루 일정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아침엔 조식을 먹고 스트레칭을, 오후에는 티 타임을 가지고 댄스 수업이나 냅킨 접기 수업을, 저녁에는 근사한 식사 후 볼거리를 가득 담은 쇼와 야외 수영장에서 상영해 주는 영화를 감상했다. 휴식과 힐링이 가득한, 그러나 동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의 연속이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선실로 돌아올 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스태프 덕분에 마음이 더 푸근해졌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선실로 돌아올 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스태프 덕분에 마음이 더 푸근해졌다

 

위대한 개츠비 따라잡기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명장면 중 하나는 개츠비가 여는 호화로운 파티 장면이다. 스펙트럼호는 화려했다. 마치 개츠비의 파티처럼. 그 화려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바로 수영장이다. 스펙트럼호에는 한 개의 야외 수영장과 두 개의 실내 수영장이 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수영과 여유를 즐기는 가족들로 북적이는 야외 수영장이다. 노스스타 바(North Star Bar)에서 칵테일 한 잔 시키고 야외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화 속 한 장면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기분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여행객들

매일 수평선을 배경 삼아 즐겼던 다양한 나라의 음식도 못지않게 화려했다. 스펙트럼호는 ‘윈재머(Windjammer) 마켓 플레이스’와 ‘더 카페 투세븐티(The Café Two 70)’에서 조식을 제공한다. 윈재머는 양옆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며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즐기기 좋다. 가벼운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더 카페 투세븐티를 추천한다. 수프, 샐러드, 샌드위치 등이 준비되어 있다.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조식, 바다를 보며 먹으니 더 꿀맛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조식, 바다를 보며 먹으니 더 꿀맛

‘테판야끼(Teppanyaki)’에서는 눈과 귀가 좀 더 즐겁다. 일본식 철판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으로, 요리에 셰프의 만담이 곁들여져 맛과 재미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크루즈를 여기저기 탐험하다 보면 금세 저녁이 찾아온다. 저녁의 크루즈는 쇼로 인해 한층 더 화려해진다. 스펙트럼호의 메인 공연은 로얄 대극장(The Royal Theatre)에서 펼쳐지는 ‘쇼걸(Show Girl!)’이다. 귀를 호강시켜 주는 노래와 눈을 뗄 수 없는 댄스 덕분에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이 솟아난다. 참, 투세븐티(Two 70)에서 열리는 실크로드(Silk Road) 공연도 놓쳐서는 안 된다.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춤과 노래는 물론 아크로바틱 등 화려한 볼거리로 담아냈다.

감미로운 노래, 에너지 넘치는 춤, 화려한 의상으로 눈과 귀를 황홀하게 했던 공연들
감미로운 노래, 에너지 넘치는 춤, 화려한 의상으로 눈과 귀를 황홀하게 했던 공연들

혼자는 쓸쓸한, 모일수록 행복한 여행


혼자가 좋은 여행이 있다면 혼자서는 쓸쓸한 여행도 있다. 크루즈 여행이 그렇다. 언제나 즐거워 보이는 친구들, 사랑이 넘치는 연인, 행복이 가득한 가족 여행객이 크루즈 곳곳을 활기차게 만든다. 스펙트럼호는 로얄캐리비안이 보유한 26개의 크루즈선 중에 7번째로 큰 배인 만큼 다양한 액티비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혼자서 즐기기에도 충분하지만,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더 완벽한 여행이 될 수 있다. 

크루즈 내 카지노. 새벽마다 잭 팟을 노리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였다
크루즈 내 카지노. 새벽마다 잭 팟을 노리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였다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이 하면 더 재밌는 액티비티로는 제일 먼저 플로우라이더(Flow Rider)가 있다. 인공파도 타기인데, 배 위에서 즐기는 수상스포츠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인공파도를 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 바쁘다. 낮에는 실내 여기저기에서 퀴즈 쇼, 냅킨 접기, 수건 접기, 인도 춤 배우기 등 다채로운 클래스가 열린다. 특히 수건 접기 클래스에는 아이와 동물 모양으로 수건을 접으면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로 가득하다. 

이곳은 크루즈인가, 놀이공원인가
이곳은 크루즈인가, 놀이공원인가

실내 체육관 씨플렉스(Sea Plex)는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농구장으로, 테니스장으로, 또 어떤 때에는 범퍼카 존으로 변한다. 범퍼카를 타는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한다.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는 부모, 서로의 차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친구들. 그 모습을 한참 구경하고 있다 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다음번에는 꼭 누군가와 같이 와야겠다!’


몇 개의 액티비티만 참여해 봐도 스펙트럼호가 가족여행에 특화되어 있다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승객들은 물론 승무원까지 밝은 분위기를 내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눈을 마주치면 인사하고, 스몰토크로 배 안은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 색깔로 따지면 노란색을 띨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다. 특히 메인 다이닝에서의 저녁 식사는 그중 가장 밝은 노란색이다. 마지막 식사를 제공하는 4일차에 서버들이 공연을 펼치는데, 몸짓 하나하나에도 승객들을 위한 진심이 어려 있어 마음이 노르스름하게 따뜻해진다.

2층으로 구성된 메인 다이닝 홀
2층으로 구성된 메인 다이닝 홀

크루즈, 편견의 창을 깨다


크루즈 여행은 버킷리스트 50번째쯤에 적혀 있는, 먼 미래에 떠나고 싶던 여행이었다. 흰머리에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배에서 우아한 시간을 보내리라 마음먹게 했던 그런 색다른 여행.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지금, 크루즈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떠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크루즈에 있는 수많은 액티비티와 엔터테인먼트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크루즈 여행은 과거보다 활성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을 위한 여행이라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런 편견을 깨버리기라도 하듯, 스펙트럼호에는 노년층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는 나 또한 편견에 갇혀 있던 여행객 중 하나였다. 크루즈 여행은 와인잔을 들고 배에서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는 조용한 여행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웬걸, 크루즈 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 활동적이고, 바쁜 여행이었다. 4박 5일간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 또 다른 편견이 깨지길 기대하며 다시금 크루즈 여행을 떠나리라 다짐한다. 

●크루즈 여행시 알아 두면 좋을 꿀팁
스펙트럼호의 이모저모


크루즈 탑승 규정
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만 13세 이상 승객의 경우 백신 접종이 필수,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별도의 건강 프로토콜이 적용된다. 9월 기준, 9박 이하의 크루즈 일정에 한해 백신 2차 접종 완료자에게는 코로나19 테스트가 요구되지 않는다. 단, 탑승 규정은 실시간으로 변동되기 때문에 출발 전까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출출할 땐, 다이닝 홀
메인 다이닝 홀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무료다(단, 달러 표시가 되어 있는 건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 등 양껏 먹고 싶은 만큼 시켜서 먹으면 된다.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또, 야식을 책임져 줄 ‘소렌토 피자(Sorrento’s Pizza)’도 있다. 새벽 2시까지 운영하며, 소렌토라는 이름답게 이탈리아 현지에서 먹는 피자처럼 맛이 훌륭하다.

크루즈 필수템, 어플리케이션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과거 선내 일정을 담은 신문을 발행했었지만, 팬데믹 이후 신문 대신 ‘로얄캐리비안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크루즈에서 진행하는 엔터테인먼트와 액티비티 일정, 층별 안내도, 선내 결제 금액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탑승 전 로얄캐리비안 앱을 다운받기를 권장한다. 참고사항으로 크루즈 내 모든 일정들은 선내 시간을 기준으로 진행되는데 선내 시간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 안의 어린이집, 어드벤쳐 오션
아이와 같이 여행 온 부모들은 주목! 스펙트럼호에는 부부끼리 오붓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도와 줄 구원자가 있으니. 어린이집 역할을 하는 어드벤처 오션(Adventure Ocean)이 그 주인공이다. 6개월~3세, 3~6세 등 연령대별로 프로그램을 다르게 구성해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할 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크루즈 여행의 꽃, 기항지 투어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두 가지 방법

스펙트럼호는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다국적 탑승객들을 밤사이 새로운 목적지인 
말레이시아로 데려다 준다. 말레이시아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싶다면 기항지 투어가 적격이다. 

 

▶Kuala Lumpur쿠알라룸푸르

쿠알라룸푸르의 자랑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Petronas Twin Tower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의 본사로 높이 451.9m, 지상 88층의 건물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는 말레이시아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하다. 서로 똑 닮은 두 건물은 한국의 삼성물산·극동건설과 일본의 하자마구미 건설사의 합작품이라고. 86층 전망대에서는 쿠알라룸푸르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힌두교의 성지 
바투 케이브 Batu Caves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45분 거리에 있는 종유석 동굴에 힌두교 성지, 바투 케이브가 숨겨져 있다. 힌두교 신 무루간 동상이 바투 동굴 바깥을 지키고 있고, 중앙동굴로 이어지는 200여 개의 계단을 오르면 작은 사원 하나가 우리를 맞이한다. 사원 안에서는 힌두교 순례자들이 신을 향해 참회와 안위를 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원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치마나 바지가 필수다. 원숭이들의 서식지이니만큼 귀중품이나 음식을 뺏기지 않게 잘 챙길 필요가 있다.

도시가 한눈에 
KL 타워 KL Tower

KL 타워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방송 통신 타워다. 쿠알라룸푸르의 중심부에 위치해 421m의 높이를 자랑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중간중간 랜드마크들에 대한 설명이 쓰여 있어 건물의 이름과 용도를 파악할 수 있다. 스카이 데크와 레스토랑, 미니 동물원 등을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


▶Penang 페낭

화려함의 극치 
페라나칸 맨션 Peranakan Mansion

페낭은 화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로 중국인과 관련된 관광지가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는 페라나칸 맨션이다. 푸른 외관이 눈에 띄는 건물로, 다양한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내부에 들어서면 황금빛 장식들과 화려한 집기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페라나칸은 말레이반도로 이주해 온 중국인 남성과 말레이 여인 사이에서 탄생한 문화나 인종을 지칭하는 말이다.

페낭에서 만난 중국 구씨 집안의 역사 
쿠콩시 사원 Khoo Kongsi Temple

페라나칸 맨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쿠콩시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에서 건너온 구씨 혈족이 건립한 사원이자 전통 가옥이다. 1894년 지어진 사원은 1901년 화재로 전소되어 1906년 재건립 되었다. 사원 내부에는 선조들의 위패와 구씨 가문의 역사적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중국 사원답게 내부는 황금빛으로 화려하고, 사원 외벽은 여러 가지의 설화들이 나무로 조각되어 있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뉴월드 파크 푸드 시티 New World Park Food City

매번 호텔에서 먹는 밥이 지겹다면 뉴월드 파크 푸드 시티를 추천한다. 중국 음식부터 일본, 태국 그리고 페낭 음식까지 다양한 맛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단, 식당마다 주문하는 방식이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테이블 넘버를 알려 주면 음식을 테이블까지 서빙해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그 자리에서 음식을 만들어 전달하기도 한다. 가격은 보통 3,000원에서 4,000원 사이로 저렴하다.  
 

글·사진 김다미 기자  에디터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로얄캐리비안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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