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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밍군 파고다, 무시무시한 이유

배 타고 떠나는 낭만적인 밍군 여행

  • Editor. 정은주
  • 입력 2022.02.25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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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만달레이(Mandalay) 외곽에 있는 밍군(Mingun)은 세계적인 문화 유적과 더불어 소박한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밍군까지 차나 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여행의 낭만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은 유유히 흐르는 에야와디 강(Ayeyarwady River)을 따라 배를 타고 떠난다. 비록 현재 코로나로 인한 해외입국자 격리와 현지 시위로 미얀마 여행은 마냥 초록불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가. 낭만을 그리는 일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으니까. 

밍군 우택시
밍군 우택시

●에야와디 강을 수놓은 배들의 행렬


선착장은 아침부터 붐빈다. 수많은 배들 사이로 짐을 실은 현지인들이 분주히 오가고, 삼삼오오 모인 관광객들이 담소를 나누며 배에 오르기를 기다리고는 하니까. 경쾌한 기적 소리와 함께 정박되어 있던 배들이 하나 둘 출발하기 시작했다. 날렵해 보이는 보트부터 고급 크루즈 선까지 황톳빛 물결을 가르며 떠가는 풍경이 멋진 퍼레이드처럼 보인다. 미얀마의 젖줄과도 같은 에야와디강을 따라 크고 작은 배들이 펼치는 유쾌한 행렬이 끝없이 펼쳐진다. 


선착장을 떠난 지 40분 남짓 지나면 저 멀리 거대한 파고다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희미하게 보이던 실루엣들이 뚜렷해질 무렵, 배는 밍군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흰 소가 끄는 ‘택시(Taxi)’다. 이곳에서나 볼 수 있는 재미난 풍경에 모두가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다.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을 태운 우택시가 유쾌한 웃음을 남긴 채 느릿한 속도로 사라져 간다. 

밍군 파고다
밍군 파고다

●세계 제일을 꿈꿨던 밍군 파고다와 밍군 종


밍군에서 가봐야 할 명소로 밍군 파고다(Pahtodawgy Pagoda)와 밍군 종(Mingun Bell), 싱뷰메 파고다(Hsinbyume Paya) 3곳이 꼽힌다. 배에서 보이던 밍군 파고다 쪽으로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밍군 파고다는 1790년에 보도파야(Bodawpaya) 왕이 세계에서 가장 큰 파고다를 건립할 목적으로 세웠지만 파고다가 완성되면 나라가 멸망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공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원래 150m 높이로 설계되었지만 중도에 멈춰진 탓에 반경 72m, 높이 49m에 이르는 아래 기단 부분만 완성된 채 남아 있다.

남은 부분만도 거대한데 파고다가 제대로 완공되었다면 얼마나 대단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감탄하며 탑을 오르다 문득 파고다 건설에 동원된 수많은 노예와 전쟁 포로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누군가 일부러 이런 소문을 낸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파고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밍군 파고다는 1838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여기저기 갈라지고 붕괴된 곳들이 많아 안전에 유의하면서 둘러봐야 한다. 

밍군 종
밍군 종

보도파야 왕이 만든 건 파고다뿐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1808년에 완성한 것이 바로 밍군 종이다. 아쉽게도 세계 제일은 되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모스크바에 있는 황제의 종 다음으로 가장 큰 종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다. 무게가 약 87톤에 달하는 육중한 종 옆에 서면 그 거대함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보도파야 왕은 종이 완성되자 이보다 더 큰 종을 만들지 못하도록 제작에 참여한 기술자들을 모두 죽였다고 한다. 무자비한 왕의 이야기를 뒤로 한 채 미얀마에서 인기 있는 사진 명소로 꼽히는 싱뷰메 파고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싱뷰메 파고다
싱뷰메 파고다

●한여름에 눈이 내린 듯한 싱뷰메 파고다


온통 새하얀 외관이 멀리서도 눈길을 끄는 싱뷰메 파고다는 바지도(Bagyidaw) 왕이 부인인 싱뷰메 공주를 위해 세웠다고 한다. 1838년 지진이 발생해 파손되었던 것을 이후 복구했다고 전해진다. 뜨거운 태양 아래 눈처럼 희디흰 파고다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인기 명소임을 인증이라도 하듯 물결 형태로 겹겹이 탑을 둘러싼 테라스마다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인생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탑의 분위기 덕분에 어디를 가도 화보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으니 이처럼 멋진 곳이 또 있을까. 

에야와디강 풍경,
에야와디강 풍경,

밍군에서의 추억을 꾹꾹 눌러 담고 만달레이로 돌아오는 길. 에야와디강은 정겨운 모습들로 가득하다. 넓은 강가에 움막 같은 집들이 띄엄띄엄 늘어서 있고, 더위를 식히려 미역을 감거나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한쪽에서는 신나게 물놀이를 하던 어린아이들이 지나는 배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어준다. 마치 한낮의 꿈처럼 평화로운 정경이 강을 따라 한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밍군행 크루즈
밍군행 크루즈

▶배 타고 떠나는 밍군 여행 팁


밍군으로 가는 배는 오전 9시에 만달레이를 출발하며 오후 12시 30분에 밍군을 떠난다. 시기에 따라 시간표가 변동되기도 하니 미리 안내 센터나 숙소를 통해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밍군까지 배편에 따라 4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배표는 선착장에서 당일 판매하며 배표 구입 시 여권을 확인하기 때문에 반드시 챙겨가도록 한다. 또한 밍군도 바간처럼 지역 입장료를 받는다. 미리 짯이나 달러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밍군을 여행할 때는 대표적인 명소들을 먼저 둘러본 후 남는 시간에 쇼핑이나 마을 구경에 나서기를 추천한다.

 

글·사진 정은주 자료제공 트래비(Travie),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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