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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로 떠나는 도보 여행 4

  • Editor. 정은주
  • 입력 2022.02.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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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걷기 좋은 여행지들이 많다. 골목과 계단을 따라 걷고 또 오르다 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풀려 나온다. 사람들이 몰리는 유명한 명소보다 한적하고 소박한 동네 탐험을 좋아한다면 부산 동구로 떠나보자. 소소하지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는 재미난 곳들이 많다.

●시장과 만화 그 어디쯤, 성북시장 웹툰거리  

부산 동구로 떠나는 도보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성북시장을 따라 걷는 웹툰 이바구길이다. 전통시장 구경과 더불어 익숙한 캐릭터나 좋아하는 웹툰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 골목과 간판마다 재미있는 만화들이 그려져 있어 한참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유현숙, 황미나, 정연식 등 유명한 만화 작가들이 참여해 만든 웹툰 이바구길은 만화 속 세상을 온 듯한 착각이 든다. 당장에라도 벽에 그려진 캐릭터들이 튀어나와 말을 걸어올 것만 같다. 웹툰 이바구길 중간에는 만화 체험관이 있다. 1883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내 만화의 변천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만화 작가들이 실제로 썼던 작화 도구들도 전시해 두었다. 이곳에서 웹툰을 직접 그려보는 체험도 진행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인기다. 

 

만화 체험관
주소 : 부산광역시 동구 성북로42번길 4
운영시간 : 10:00~19:00
휴무일 : 월요일

 

●전망 즐기러 도서관 간다! 책마루 전망대  

웹툰 이바구길이 이어진 언덕길에 올라서면 동구 도서관에 닿는다. 도서관이 책만 읽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곳에는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전망을 품은 책마루 전망대가 있다. 도서관 외부에 전망대로 통하는 전용 엘리베터가 있으며 4층 옥상에 올라가면 바로 전망대로 통한다. 책마루 전망대는 앞쪽으로는 부산항이, 뒤편에는 범일동과 범천동, 호천마을 등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시간을 보내기 좋다. 

도서관답게 거대한 연필과 책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산복도로 마을을 배경으로 한 TV 모형 사진틀이 눈길을 끈다. 공간이 넓고 시야가 트여 있어 특히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방문하면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다. 사진 찍기 가장 좋은 시간은 노을 질 무렵. 곱게 물든 저녁놀도 아름답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다.  

동구 도서관
주소 : 부산광역시 동구 성북로36번길 54
이용시간 : 09:00~22:00(책마루 전망대)
휴무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

 

●로컬처럼 산책해볼까? 증산공원 

동구 도서관 옆길로 이어진 증산공원은 동네 주민들이 자주 찾는 아담한 나들이 장소다. 증산은 산 모양이 시루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여러 문헌에 그 유래가 기록되어 있다. 둘레에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쌓은 옛 성곽 일부가 남아 있는데 이를 증산왜성이라 부른다. 해방 이후에는 인근 주민들이 이곳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거나 판자촌이 들어서면서 민둥산으로 되었지만 1995년 무허가 건물들이 철거되고 체육공원이 조성되면서 지금처럼 평화로운 공간이 되었다. 

공원에는 여러 가지 운동 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게이트볼장도 있다. 가운데에는 2층 높이의 목재로 만든 증산 전망대가 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오르면 북적북적한 부산항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쉬어가기 좋다.   

주소 : 부산광역시 동구 좌천동 산9-25

 

●계단마다 예술혼이 묻어나는, 이중섭거리  

증산공원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이중섭거리를 볼 수 있다. 원래 평안남도가 고향인 이중섭 화가는 6.25 한국전쟁 때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왔었다. 당시 범일동에 판잣집을 짓고 생활했는데 밥 한 끼 제대로 챙기기 힘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술혼을 잃지 않았다. 물감을 살 돈을 아끼기 위해 담뱃갑 은박지에 그렸던 은지화는 그가 그림을 얼마나 사랑했는데 보여준다.    

이중섭거리에는 주택가 골목 계단에 조성되어 있다. 희망길 100계단이라 명명된 이곳은 작은 갤러리로 꾸며져 있다. 계단마다 일본으로 떠나보낸 아내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글이 적혀 있는데 하나씩 읽다 보면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 전해져온다. 계단 옆 작은 쉼터에는 이중섭 화가의 작품과 여러 이야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계단 위쪽은 작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과거에 그가 살았던 마을이 한눈에 잡힌다. 비록 그때와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이중섭 화가를 추억하기에 좋은 장소다. 

주소 :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1461-144 

 

글·사진 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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