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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게 하는 섬들

웃는 돌고래를 지켜주세요

  • Editor. 차민경
  • 입력 2021.12.3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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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Mekong River)은 길쭉한 모양의 라오스 국토를 따라 흐른다. 아래위로 길쭉한데다 면적도 한반도의 1.1배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캄보디아와 국경이 닿는 곳에서 주변 강물과 합류하며 물줄기가 거대해지는데, 이곳을 시판돈(Si Phan Don)이라 부른다.


내륙 국가에 4,000개의 섬이라는 뜻을 지닌 곳이 있다니 궁금증이 인다. 하지만 여전히 라오스의 국경은 굳게 닫혀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대응 특별조치를 유지하며, 외국인에 대한 관광 및 방문비자 발급을 재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내에서도 연회 및 행사 금지, 유흥시설 운영 금지 등의 제한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조속한 일상회복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중이다. 12월 11일 기준 라오스는 1차 접종률 57.5%, 2차 접종률 44.7%를 기록했다. 특히 수도인 비엔티안은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 70%를 훌쩍 넘겼다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미얀마의 면면을 들여다보자.

 

●강 위의 섬들


시(Si)는 숫자 4, 판(Phan)은 숫자 1,000, 돈(Don)은 섬을 뜻하는 말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완전한 내륙 국가다. 위로는 중국과 미얀마, 아래로는 캄보디아, 오른쪽과 왼쪽에는 각각 베트남과 태국이 있다. 그런데 라오스에 어떻게 4,000개나 되는 섬이 있을까?

바다를 가진 웬만한 나라보다 더 많은 수의 섬을 라오스가 갖게 된 것은 메콩강 덕분이다. 라오스 국토를 따라 흐르는 메콩강은 남부에 이르러 물줄기가 커진다. 팍세(Pakse)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커지는 물줄기는 캄보디아 국경 부근에서 가장 강폭이 넓어지고, 이어 다시 줄어들며 캄보디아로 흘러간다. 메콩강을 통틀어 시판돈 지역이 강폭이 가장 넓은 지역이니, 그 규모가 상당하다. 그리고 바로 이곳 메콩강을 따라 흘러 내려온 퇴적물이 쌓이면서 섬이 형성된 것이다.

시판돈의 건기
시판돈의 건기

시판돈의 섬은 시즌에 따라 그 수가 다르다. 수량이 많아지는 우기에는 섬의 수가 줄었다가, 수량이 적어지는 건기에는 강이 마르면서 최대 4,000개의 섬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크기 또한 각양각색인데,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이 있는가 하면, 발 한 짝 디딜 정도의 모래톱 같은 섬도 있다.

시판돈의 저녁
시판돈의 저녁
시판돈의 노을
시판돈의 노을

●시간을 잊고 싶은 여행자의 마을


시판돈 지역의 마을들은 돈콩(Don Khong), 돈콘(Don Khon), 돈댓(Don Det) 등이 대표적이다. 돈이 섬을 뜻하는 말이니 곧 콩섬, 콘섬, 댓섬이 되겠다. 이 중 가장 큰 섬은 돈콩이다. 남북으로 최대 18km, 최대 폭은 8km에 달하는 규모다.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도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돈콩의 동쪽 마을인 므앙콩은 시판돈의 지역 거점으로 여겨진다. 여행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섬은 돈댓이다. 섬 동쪽과 서쪽을 각각 선라이즈 사이드, 선셋 사이드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각각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데, 강변을 따라 카페, 펍, 게스트하우스 등이 모여있다.

시판돈의 골든아워
시판돈의 골든아워

돈콘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다. 현재는 돈댓보다 개발이 더딘 지역이지만, 식민지 시절에는 오히려 돈콘이 프랑스의 메콩강 개발 거점으로 사용됐다. 프랑스식으로 지어진 주요 건물들이 한적한 시골 풍경에 이질적으로 얹어져 있는 느낌을 준다. 돈댓과 돈콘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다리도 있는데, 프렌치 브릿지라고 불린다. 이 또한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졌다.

라오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물소
라오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물소

●한적하고 특별한 시판돈


시판돈은 한가로운 시골 풍경 안에 녹아들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시판돈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 투어다. 강변가를 따라 이어진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유유히 흐르는 메콩강 물결의 부드러움을, 이삭이 익어가는 농지의 나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저 한가한 것만은 아니다. 시판돈에 특별함을 더하는 것은 이라와디 돌고래(Irrawaddy Dolphin)다. 라오스 여행자들이 시판돈을 꼭 일정에 넣는 이유도 이 돌고래 때문이다.

이라와디 돌고래는 민물에 사는 돌고래로, 둥근 머리와 웃는 듯한 입꼬리를 가지고 있다.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도 이런 생김 덕분에 얻었다. 100여마리 정도로 추정되는 이라와디 돌고래를 보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수가 적은 만큼 관찰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메콩강 하류, 캄보디아 국경 인근에는 가만히 수면 위에 떠서 이라와디를 찾는 보트들이 가득이다.

웃는 돌고래가 사는 시판돈
웃는 돌고래가 사는 시판돈

▶멸종위기에 처한 이라와디 돌고래


사실 이라와디 돌고래는 메콩강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포획과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베트남전쟁 당시, 메콩강을 통한 군수품 수송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군이 강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투하하기도 했다고. 그 결과 1900년대 초반 수천 마리에 육박했던 숫자가 급감한 것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동물이기도 하다. 메콩강 인근 국가들이 급하게 보호정책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위협 요소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중국과 라오스가 경쟁적으로 메콩강 개발에 나서고 있고, 댐 건설 또한 예정돼 있기 때문. 이라와디 돌고래의 웃는 얼굴을 시판돈에서 계속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글 차민경 자료 제공 트래비(Travie), 메콩 연구소, 한-메콩 협력기금 (Mekong Institute, Mekong-ROK Cooperation Fund),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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