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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린이'를 위한 한라산 겨울 산행 가이드

  • Editor. 김정흠
  • 입력 2021.12.24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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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매력에 관해 풀어놓자면 온종일 이야기해도 끝이 없을 테지만, 그중에서도 겨울 산행은 더욱더 그렇다. 한반도 최남단에서만 누릴 수 있는 따스한 겨울 풍경과 남한 최고 봉우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하얀 세상이 어디 쉬운 조합인가.

최근 한라산에도 '등린이'가 부쩍 늘어났다. 그들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정복할 수 없는 산인 것도 아니다. 등린이를 위한 한라산 겨울 산행 가이드를 소개한다. 한라산이 처음이라면 한 번쯤 이 글과 함께 산행을 준비하기 바란다.

백록담
백록담

1. 백록담에 갈 수 있는 코스가 따로 있다


백록담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는 두 개뿐이다. 성판악 탐방로와 관음사 탐방로다. 동부의 성판악 코스는 9.6km, 북부의 관음사 코스는 8.7km 길이의 탐방로가 각각 백록담까지 이어진다. 성판악 탐방로가 비교적 완만한 경사도를 이루고 있어 관음사 탐방로에 비해 쉽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예상 소요 시간도 성판악이 4시간 30분으로, 5시간이 걸리는 관음사에 비해 30분 짧다.
 
그러나 성판악 코스는 풍경이 단조로운 편이다. 꾸준히 탐방로를 올라 정상에 닿을 뿐이다. 중간에 호수가 아름다운 사라오름이 있지만, 한라산이 처음인 등린이에게는 왕복 40분의 추가 산행이 사치일지도 모른다.

반면에 관음사 코스는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난대림을 방불케 하는 숲에서 시작해, 한라산의 비경 탐라계곡,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분화구 절벽까지도 감상할 수 있다. 정상 부근에서 만나는 구상나무 군락은 새하얀 눈과 만나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라산의 절경을 감상하며 탐방한다면 정신적으로나마 덜 힘들지 않을까. 물론,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한 번에 두 코스를 모두 경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차량을 가지고 온 경우에는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거리가 꽤 길다. 한 번에 가는 버스도 없어서 꽤 번거로운 편. 각 탐방로 출발 지점에서는 택시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미터기로 측정한 택시 요금은 약 13,000원 내외.

백록담
백록담

2. 등산화와 아이젠은 필수

기본적으로 한라산은 돌이 많은 산이다.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현무암이 바닥에 가득하다. 잘 부서지는 특징 탓에 미끄러운 구간도 종종 만나게 된다.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지만,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필수인 이유다. 다리 보호를 위해 등산 스틱과 무릎 보호대를 챙기는 것도 좋다.
 
겨울 산행이라면 아이젠도 반드시 챙길 것. 눈이 오지 않았더라도 겨울의 한라산 정상부는 탐방로가 얼어 있을 때가 많다. 최근에 한라산 인근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적이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눈이 내릴 때는 아이젠 없이 산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한라산 관음사코스 입구
한라산 관음사코스 입구

3. 음식과 음료, 쓰레기봉투를 준비할 것

탐방로 입구를 제외하고는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곳이 없다. 왕복 8~10시간이 걸리는 산행인 만큼, 충분한 양의 음식과 음료를 준비해야 한다. 탐방로 구간에는 쓰레기통도 없으므로, 개인 쓰레기를 담아올 수 있도록 봉투를 챙길 필요도 있다. 참고로 화장실은 대피소마다 있으며, 정상에는 없다.
 

한라산 관음사코스 삼각봉대피소
한라산 관음사코스 삼각봉대피소

4. 일찍 출발하자

자차로 산행 시작 지점(성판악, 관음사 등)까지 이동할 경우에는 주차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성판악 탐방로 입구 주차장은 70여 대, 관음사 탐방로 입구 주차장은 180여 대까지 수용할 수 있다. 각각 1천 명과 500명이라는 일일 탐방객 수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성판악 탐방로는 281번 버스, 관음사 탐방로는 475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한라산 관음사코스_탐라계곡
한라산 관음사코스_탐라계곡

출발 시각은 정상 출입 가능 여부와도 관련이 있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겨울철에는 오전 6시부터 탐방이 가능하며, 상부 대피소(성판악 - 진달래밭대피소, 관음사 - 삼각봉대피소) 기준 정오(12:00) 이전에 통과해야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 백록담에서의 출입 통제 시각은 오후 1시 30분이다. 날씨에 따라 통제 시각이 바뀌니,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참고로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최소 출입 통제 1시간 전까지는 백록담에 도착해야 한다.
 

한라산 관음사코스 중산간 탐방로
한라산 관음사코스 중산간 탐방로

5. 건강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일반적으로 1,700m 지점을 넘어가면 공기가 희박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심장병 등 관련 지병이 있는 사람은 탐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영실과 어리목 탐방로는 1,700m 지점에 있는 윗세오름까지 이어지므로, 이쪽을 이용하자.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편안한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하산 중에 다리를 다치거나 체력 소모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혼자 오르기보다는 가족, 지인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한라산 관음사코스 동능구간(정상부)
한라산 관음사코스 동능구간(정상부)

 

▶한라산 백록담 탐방 안내
성판악 탐방로: 9.6km, 4시간 30분(편도) / 성판악 입구 - 속밭 - 사라오름 입구 - 진달래밭대피소 - 백록담
관음사 탐방로: 8.7km, 5시간(편도) / 관음사야영장 - 탐라계곡 - 삼각봉대피소 - 백록담


글·사진 김정흠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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