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년 세월의 숨결이 살아있는 역사의 고장 울산에는 유난히 ‘잊혀진 과거의 영광과 상처’ 가 많다. 지금은 더 이상 자수정이 나오지 않는 광산을 비롯해 임진왜란 시절 일본군 침략해 쌓은 서생포 왜성, 아파트 식 주거 생활로 변하면서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옹기 제작 촌까지. 그렇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수정 광산은 버라이어티한 이벤트가 가득한 동굴로 변모되었고 서생포 왜성은 아픈 역사를 반성하는 유적지로, 옹기 마을은 ‘외고산 옹기 정보화 마을’로 새롭게 거듭났으니 말이다.
글 /사진 Travie writer 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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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둔치 정류장 -자수정 동굴-간절곶-서생포 왜성-온양 옹기회관-태화강 둔치 정류장
10:40
태고의 신비로운 기운을 간직하다 자수정 동굴
ⓒ트래비
※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문의 052-254-1515
1:30
새천년의 희망을 가장 먼저 띄우다 간절곶
ⓒ트래비
점심 한 그릇 뚝딱 비우고 간절 곶을 향해 출발. 창밖에는 울산을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7개 명산이 알록달록한 꼬까옷을 입고 무르익는 가을을 알린다. 1시간 가량 달렸을까. 멀리 순백의 새하얀 대송 등대가 보인다. 바다에서 보면 마치 긴 막대처럼 툭 튀어나와 보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간절곶은 21세기가 시작되는 첫 날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 곳으로 유명해졌다.
간절곶을 특별하게 하는 또 다른 명물은 높이 5m, 너비 2.4m의 위용을 자랑하는 ‘소망 우체통’. 이름만 우체통인 조형물이 아니라 비치된 엽서에 마음 속 소망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우표 없이 무료로 엽서를 배달해준단다. ‘간절곶에서 소망을 빌면 그 해에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민담이 탄생시킨 ‘세상에서 가장 큰 우체통’에 우체통보다 더 큰 소망을 담은 엽서를 띄워본다. 어쩌면 간절곶은 유래처럼 ‘긴 막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뜨는 태양과 세상에서 가장 큰 우체통에 실어 보내도 모자란 간절한 염원이 빚어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2:10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 서생포 왜성
ⓒ트래비
해발 200m 구릉에 위치한 본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다리 뿐 아니라 마음까지 고단했다. 갈대 사이로 보이는 대송리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길목에서 한 숨 돌린 후, 일본 장군의 처소였다는 천수각과 장군수까지 둘러보고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돌린다. 멀리 명선도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다 바람이 하산 길 이마에 맺힌 땀과 고단한 마음까지 함께 씻어준다.
※ 문의 052-229-7632
3:50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옹기 천국 온양 옹기회관
마지막 종착지는 온양 옹기회관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크고 작은 옹기들이 거수경례를 붙이는 군악대처럼 가지런히 늘어서서 손님을 맞이한다.
온양군에 옹기 마을이 들어서게 된 연유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다. 6.25 사변으로 피난길에 오른 한 옹기장이가 깨지기 쉬운 옹기 운송에 어려움을 느껴 피난을 중단하고 비옥한 토지와 온화한 기후의 온양 고산리에 정착한 것이 현재의 옹기 마을을 만든 유래다. 30~40년 전만 해도 무려 400여명의 도공이 있었으나 현재는 40여명도 채 안 되는 적은 인원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는 2000년에 개관한 옹기회관을 중심으로 옹기를 직접 만들어 파는 도공들의 작업소가 죽 들어서있다. 그 길을 따라 호젓이 산책하면서 가지각색의 재미난 모양을 한 옹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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